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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워크캠프 | 유토피아같은 독일 라켄호프 농장에서
    한국어/경험과 생각 2023. 8. 18. 20:35

     

    도심과는 거리에 꽤 있는, 자연에 둘러싸인 라켄호프라는 농장에서 독일 워크캠프에 참가하였다.

    어떤 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지낼까 하는 설렘으로 도착했다. 그리고 농장사람들과의 대화는 내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원천이 되었다.

     

    Organic farm에 대해서도 알게되고, 자연친화적인 생활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고, 사람이 만드는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최대한 자연에 도움이 될 수 있게끔 처리하는 그들의 생활방식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모두가 적당한 양의 고기를 먹고, 음식을 먹으면 모든 농장이 Organic한 방법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과연 이 소셜미디어 세상에서 유혹하는 수만 가지 콘텐츠들과 광고들의 유혹을 뿌리치고 '적당한' 양과 '건강한' 음식을 먹을 사람이 얼마나 될 수 있을까.

     

     

    넓은 들판에서 소수의 소들이 삶을 영위하는 모습에 나도 저절로 힐링이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 익숙해진 나는 '돈'이 없으면 행복해 질 수 없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내 주변도 이러한 신념이 가득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농장의 그들은 달랐다. 돈 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생활방식을 택했다. 스스로 집 짓는 법, 농사하는 법, 요리하는 법 등 '진짜' 생활 기술을 터득한 그들은 혼자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렀다. 전쟁이 발생해도 겁나지 않다는 그들. 당장 전기하나 끊기면 무능력하게 느껴지는 나와 얼마나 다른가.

     

    특히 나와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깊은 정이 오갔던 나타샤는 도심에 사는 자신의 아들이 많은 돈을 벌고 있음에도 남에게 보여지는 것들에 모든 돈을 소비하는 모습이 답답하다고 나에게 토로했다. 많은 독일 사람들이 미국 자본주의 소비형태를 따라가지만 그들보다는 낫다는 위안을 삼아 별 죄책감 없이 소비를 한다고 한다. 

     

    수습생을 하고 있는 독일 젊은 학생들도 있었다. 독일 대학 프로그램은 2년 동안 자신의 분야에서 실질적으로 경험을 할 수 있다. 수습생 중 한 명인 Friede와 Lau(?)와의 대화는 흥미로웠다. 그들은 오랜 기간 동안 여러 농장들을 다녀보며 농장일(Gardening, Milking, Cheese Making 등)을 배우고 있는데 이 농장이 가장 이상적인 환경 같다고 했다. 서로의 일을 도우려 하고, 매주 회의를 갖으며 남자, 여자 모두 똑같이 요리, 청소, 농장일을 돌아가며 분배하고 어떠한 일을 결정할 때 민주주의 방법이 아닌 모두의 동의를 얻어야 진행한다고 한다.

     

    그들은 20대 초, 중반이며 경쟁을 일삼는 도시를 싫어하고, 기후변화 문제에 관심이 많고, 생활방식에 있어서도 검소하고 건강하다. 여름 휴가를 맞아 자전거 여행을 떠나는 그들과 작별인사를 했던 때가 생각난다. 나름의 고민이 있겠지만 현재 행복하다는 그들의 평안함이 부럽다.

     

    한 밤 중 모두가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 농장 사람들은 농장에서 일할 젊은 사람들이 많지 않아 미래에 이 커뮤니티가 존재할 수 있을지와 기후변화로 인한 날씨가 걱정이었다. 젊은 사람들이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다루는 능력이 아닌 실질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술들은 요구하는 육체적 인일은 피하려고 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나는 이러한 비판에 한국의 교육제도를 소개하며 단순히 젊은 사람들의 탓이 아닌 경쟁적인 공부 환경을 조성한 학교의 시스템 혹은 기술의 발전에 초점을 환경에 더 문제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왜 농장을 더 키워 수익을 늘릴 수 있음에도 비즈니스를 키우지 않느냐는 질문을 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살아갈 수 있을 만큼의 돈만 필요하다고 했다. 자본주의가 싫어서 이러한 커뮤니티를 만들었고 필요 이상의 노동보다는 주변의 자연과 키우고 있는 동물들과 더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고 한다. 

     

    최대한 얼굴 안나온 사진 찾기 성공

     

    사실 유럽친구들과 생활을 해보면 그들에 비해 내가 얼마나 운동 능력이 부족한지 느낀다. 배구도, 탁구도, 축구도, 수영도 어떻게 다들 다 잘하는지.. 나는 그 동안 운동도 안 하고 책상에만 앉아 있었나 싶다.

     

    거친 벽의 무늬를 활용한 소

     

    그래도 내가 응원하는 이 커뮤니티에 내가 할 수 있는 페인팅 작업을 하게 되어 뿌듯했다.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그들이 좋아하였으니 그걸로 되었다!

     

    워크캠프는 그 나라의, 혹은 특정 커뮤니티의 문화 경험을 심도 있게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친구들과 가는 여행을 생각해보면, 새로운 풍경을 보며 여행지를 즐길 수는 있으나 현지인과의 장기간 교류 없이는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워크캠프는 그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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